코오롱인더·효성첨단·태광산업, 슈퍼섬유 기대감 큰 이유
코오롱인더스트리, 태광산업, 효성첨단소재 등 화학·소재 기업들이 지난 3분기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아라미드'와 같은 '슈퍼 섬유' 사업은 기세를 높이면서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침체·원재료 가격상승 탓에 부진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태광산업, 효성첨단소재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했거나 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 증가한 1조2589억원을 기록했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악재와 경기침체를 이기지 못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영업이익 661억원으로 전년대비 52.7% 감소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0.8% 증가한 9753억원이었다. 산업자재(타이어코드) 사업에서 신차용 타이어 수요회복이 정체되고 교체용 타이어도 판매량이 부진하면서다. 스판덱스 사업의 경우 중국 수요가 부진해 판매량과 판가 약세가 지속돼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 2분기 적자전환한 태광산업도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태광산업은 주요 원재료들인 PX, 프로필렌 가격 급등 영향을 받아 매출원가가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3사의 사업 가운데 급성장 추세를 보이며 유난히 밝은 지점도 있다.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부문이다. 특히 태광산업의 아라미드 사업 매출은 올 1~3분기 누적 기준 365억원,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20억원, 41억원씩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첨단소재는 구체적 수치를 밝히진 않았으나 대체로 유사한 상황이다. 효성첨단소재 측은 "지난 3분기 아라미드 수요 강세가 이어지며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 측도 "아라미드는 5G 광케이블 보강재 시장의 성장과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와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 수요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20%에 불과하지만 강도가 5배 이상인 까닭에 전기차 타이어, 5G 통신용 광케이블 보강재, 방탄복에도 쓰이는 소재로 성장 기대감이 큰 분야다. 현재 미국과 일본 기업이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첨단소재, 태광산업 등 국내 3사가 도전하는 구조다.
코오롱인더, 효성첨단소재, 태광산업의 작년 기준 아라미드 생산 규모는 연간 1만2700톤이다. 각사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이 규모는 오는 2025년 2만3700톤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아라미드 더블업 증설이 내년 하반기 완료되면 매출·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아라미드는 광케이블, 전기차 타이어, 방탄복 등 전방 수요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아라미드는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며 판가 강세와 고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